채우병, 내 친구.

아름다운 봄날 아침, 친구의 부음을 들었다. 

나는 막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참이었고,

창밖엔 꽃들이 흐드러지기 시작하던 더없이 반짝이는 봄날이었다.


사람이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고, 

세상이 온통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 거라지만 

이렇게 쉽게 보낼 친구는 아니었다. 


어린 시절 나에게 첫번째 러브레터를 전해 준 친구

20년 후에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에는 자랑스러웠던 친구

너와 아내를 반씩 닮은 예쁜 아이들과 행복한 웃음을 짓던, 

여전히 너의 일과 나이키를 사랑하던 너.


좋은 추억이 되어주어서 늘 고마웠고, 

현재를 잘 살고 있어서 더욱 고마웠던,

어쩌다가 정말 기쁜 일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만 슬며시 나타나 

축하한다, 힘내라는 말 대신 '좋아요'를 슬쩍 누르고 가던 친구야.


나는 네가 언제, 왜,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고

그저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영어로 된 추모글과 사진들 속에서

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지만.


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가끔 네 생각이 나겠지. 

이따금 너의 안부가 궁금했던 것처럼 이제 너의 가족들의 안녕을 기원할게.

안녕, 석완.

안녕, 채우병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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