텃밭
small talk 2015. 6. 3. 14:47
애초에 집에 딸려있던 2개의 화단은 나에겐 큰 의미가 없었다.
우리보다 일주일 먼저 이사왔다는 앞집 화단에 형형색색의 앉은뱅이 꽃들이 줄지어 피어있는걸 봤을 때도
'우와, 저 집은 대단한데?' 라고 생각은 했지만,
거기엔 '저걸 어떻게 키우려고?'란 부정적인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.
뭐.. 난 이미 수많은 화분을 말리거나 삶아서 죽이고-_-;
동네 미용실에서 받은, 물 자주 안줘도 된다는 다육이도 말라 죽어가고 있는 판국에 뭘 키운단 말인가.
그런데 살림을 하다보니.. 대파를 단으로 구입할 수밖에 없고,
이놈의 대파는 주재료가 아니라서 내 실력으로는 소비 속도에 한계가 있다보니..
첫번째 대파 한 단을 반 정도 시들거나 물러져서 버린 후로 속는 셈치고, 대파를 심어보기로 했다!
그 결심을 한지가 벌써 한 달이 넘었으니까,
한 달도 더 전에 구입한 모종삽을 드디어 꺼내들고
도무지 영양가라고는 없어보이는 화단의 마른 흙을 푹푹 파내어 구멍을 만들고
남은 대파 몇 대를 가져다 박는다.
남들은 밑동만 잘라서 심는 모양이던데,
난 그냥 밑져야 본전인 셈치고 되는대로 막~ 박아준다.
그런데 막상 심어놓고 보니 물도 주고 그래야 유지가 될 것 같다-_-
날이 더워서 물을 자주 줘야겠다. 아. 물조리개도 사야하나..
기왕 이렇게 된거 상추 모종이라도 두어개 사다 옆에 심어 볼까봐.
꽃밭을 가꿀 주제는 안되지만, 먹는거라면 의외로 열심히 들여다 볼 수도.. ")a